키스해 동혁아

[엔시티] 운은 무슨 운이야.

"나 결혼했어, 재민아." 축하를 해줘야 할까. 애써 외면을 해야 할까. 김여주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건 이미 예상한 결말이었다. 그 상대가 누구던 크게 중요치 않았다. 그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이 가슴을 뻐근하게 만들었을 뿐이다. 결혼을 한다던 김여주는 그 누구보다 밝은 웃음으로 나를 바라본다.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. 너는 나를 어떻게 ...

[엔시티] 나의 낭만에게

"집에 가자 여주야." 온전히 다정한 목소리, 더없이 따스한 그의 품에서 나는 한참을 흐느꼈다. 이윽고 내가 몸을 움직여 황인준을 힘없이 바라보았다. 추위에 벌벌 떨리는 나약한 나의 몸을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. 두 팔로 어깨를 감싼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시선을 떨군 채 말했다. ".....두려워." "......" "내가 집에 가면 눈에 밟히는 게 죄다 이...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빗속에서 다소 격렬했던 황인준과의 소동 이후로 나는 그나마 진정을 찾았다. 지난날 빗속에서의 입맞춤과 귀에 꽂혔던 아우성을 우리는 언급하지 않았다. 마치 하나의 꿈처럼 흐리게도 묵인했다. 그날을 생각하면 나조차도 내 자신이 두려웠다. 이동혁을 도대체 언제쯤 지워낼 수 있을까. 시간이 약이라는 말, 그 말을 한 사람은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견고히 잊어낸 건지...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"인사해요. 이쪽은 황인준 선생님."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"아니. 나는 곧 죽어도 없던 일로 못해." 마치 모든 공기가 멈춘 듯한 그 순간, 오직 내 심장만이 크게 진동했다. 나는 무언가 화나 보이는 그의 표정에 입만 겨우 떼고는 얼버무렸다. "...미안해... 다신 이런 실수 없을 거야..." 내 머저리 같은 말에 이동혁이 묵혀두었던 진심들을 하나씩 쏟아내기 시작했다.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"가지 말고 와서 앉아 김여주."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"나랑 사귀자. 너랑 계속 연락하고 싶어 나는."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"나 황인준 좋아해." 이동혁의 시선이 허공을 맴돌았다. 나는 놀라거나 놀리는 이동혁의 반응을 예상했었기에 당황을 탄 건 오히려 내 쪽이었다. "....야 나 황인준 좋아한다니까 듣고 있어?" 어딘가에 정신을 놓고 온 듯한 이동혁은 나의 질문에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. "너도 할 말 있다며, 뭔데?" "...어?....아... 너 곧 생일인데 뭐 갖고 싶냐고...

[엔시티] 처음도 아니잖아

내 얼굴이 이동혁의 가슴팍에 쉼 없이 닿았다. 빗소리만 들리는 정적 사이에서 크게 뛰어오는 이동혁의 심장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. 이동혁의 몸은 감기 때문인지 온통 열기로 달아올라있었다. 나의 손은 허공에 갈 길을 잃어 멈춘 채로 나아있다. 또 머리를 감싼 이동혁의 크고 뜨거운 손 때문에 내 귀마저 익어가는 듯 느껴졌다.